최다 출전 선수 정성훈의 은퇴, 베테랑들의 향후 진로는?
-2018. 12. 1. 

11월 30일, KBO리그는 2019년 리그 소속 선수들 중에서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된 보류선수 523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2018년 시즌 등록 선수 662명 중에서 35명이 시즌 도중 임의탈퇴되거나 자유계약선수로 분류되었으며, 군 입대로 인한 보류선수 16명이 있었고, 15명은 FA 미계약 선수로 분류됐답니다.

각 구단이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73명이 추가로 제외되면서 최종 보류선수는 523명이 됐다. 두산 베어스가 58명으로 가장 많은 보류선수를 제출했으며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55명으로 그 다음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54명, NC 트윈스와 NC 다이노스가 53명,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는 51명,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47명의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인원수로는 삼성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KIA와 kt가 10명으로 그 다음이었다. NC는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 그리고 재비어 스크럭스 3명의 외국인 선수들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모두 뺐다.

보류선수 제외된 베테랑들, 새로운 진로는?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선수들 중에서 이미 새로운 소속 팀을 찾거나 은퇴한 선수들도 있다. NC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최준석은 이미 호주의 질롱 코리아로 이적하여 해외 리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답니다.

올 시즌 무릎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왼손 베테랑 투수 장원삼도 삼성에서 방출된 뒤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리고 삼성 시절 자신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감독 류중일이 있는 LG로 이적하게 됐다.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137승)도 이전 소속 팀 한화에서 FA 4년째였던 2018년 6월에 1군에서 말소된 이후 포스트 시즌에 기여하지 못했다. 현역 연장을 위해 한화를 떠난 배영수는 30일 두산과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선수 생활 20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NC의 베테랑 외야수 이종욱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지만 새로운 길을 이미 정한 상태다. 이종욱은 2018년 5월에 양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으며 선수 생명에 치명타를 입었다. 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하며 현역 연장의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선택했고, 고양에서 마산 야구장(옛 1군 홈 경기장)으로 옮기는 퓨처스 팀의 코치를 맡게 됐습니다.

2009년 제 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준우승에 기여했던 "봉의사" 봉중근도 이미 은퇴하고 향후 진로까지 확정됐다.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복귀한 뒤 FA 자격까지 얻었던 봉중근은 LG와 2년 재계약했지만, 어깨 수술로 인하여 2년 동안 1군 경기를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이미 은퇴식까지 치른 봉중근은 2019년 시즌부터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한다.

역시 20년 동안 활약했던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도 kt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에서 기회를 얻었던 이진영은 FA 자격을 통해 kt와 2년 재계약을 했고, 그 기간 동안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이진영은 2018년 타율 0.318을 기록하고 최다 출전 2위(2160경기, 3위 양준혁 2135경기) 기록을 세웠지만, FA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은퇴를 선택했고 아직 향후 진로는 정해지지 않았답니다.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 정성훈, 은퇴 후 지도자 변신

KBO리그 경기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던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도 결국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진 못하게 됐다.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경우에 따라 선수로 출전할 수도 있는 플레잉 코치 제안을 받았지만, 정성훈도 결국 선수 은퇴를 결심하면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역대 최다 출전 기록(2223경기)을 세우면서 오른손 타자 역대 최다 안타 기록(2159안타, 전체 4위)도 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특히 정성훈은 한 팀에서 꾸준히 활약하기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의미가 크다.

광주 제일고등학교 출신으로 1999 드래프트에서 해태 타이거즈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정성훈은 2002년까지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다. 이후 박재홍(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의 트레이드로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하면서 정성훈은 현대에서 한국 시리즈 챔피언 반지(2003)를 손에 넣기도 했다(2004년은 한국 시리즈 엔트리 제외).

정성훈은 2006년 제 1회 WBC에서는 당초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주전 3루수 김동주(은퇴)가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어깨 부상으로 대회 뿐만 아니라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되면서 정성훈이 2라운드 대체 선수로 합류하게 됐다. 그리고 2라운드에서의 활약으로 예술체육요원 특례를 받게 됐답니다.


2007년을 끝으로 현대가 해체되고 2008년 히어로즈 선수로 뛴 정성훈은 FA 자격을 얻어 이진영과 함께 LG에 합류하게 됐다. LG에서 뜨거운 전성기를 보낸 정성훈은 9년 동안 LG 한 팀에서 활약하며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2017년까지 LG에서 뛰면서 정성훈은 양준혁(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같은 2135경기 출전 기록까지 세웠다.

2017년이 끝나고 LG에서 방출된 정성훈은 고향 팀 타이거즈로 돌아와 마지막 한 시즌을 보냈다. 역대 최다 출전 기록과 오른손 타자 최다 안타 기록을 굳힌 정성훈은 2019년부터 플레잉 코치가 아닌 정식 코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며, 2019년 시즌은 2군 코치로 시작하게 된다.

기록의 사나이 정성훈이 은퇴했지만, 또 다른 기록의 사나이가 아직 기록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용택(2384안타)은 올 겨울 통산 3번째 FA 자격을 얻었습니다.

박용택은 2010년 시즌과 2014년 시즌이 끝나고 각각 FA 자격을 얻은 바 있다. 그리고 박용택은 첫 FA에서는 3+1년 34억원 계약을 맺었으며, 두 번째 FA에서는 4년 50억원에 재계약했다. 특히 두 번째 FA 때는 원 소속 구단 첫 재계약 선수로 기록되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번 FA에서도 박용택은 LG와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에이전트 제도가 활성화되었으며 한 에이전트가 여러 선수들의 계약을 한꺼번에 진행하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박용택은 에이전트 없이 본인이 직접 협상한다.

1979년 생인 박용택은 KBO리그 역사상 6번째로 40대 나이에 FA 자격을 얻었다. 2018년에도 134경기에서 타율 0.303에 15홈런 76타점을 기록한 박용택은 통산 17시즌 동안 무려 11회, 그것도 2009년(0.372 타격왕)부터 10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기량이 녹슬지 않고 있답니다.

내구성에서도 지난 4년 동안 128경기, 138경기, 138경기, 134경기에 나설 정도로 건강함 속에 159안타, 176안타, 175안타 그리고 159안타를 기록했다. 꾸준히 성적을 올려주는 프랜차이즈 베테랑 스타인 만큼 LG와의 재계약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계약 규모와 기간이다. 박용택은 이미 2018년에 만 40세 시즌을 보냈고, 2019년 시즌 개막 후 4월에 만 41세가 된다. 외야수 출신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LG는 김현수,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등 외야수 중 3할 타자가 4명이나 된다. 박용택이 지명타자로 있고 115억원 타자 김현수를 영입했기 때문에 이천웅과 이형종은 플래툰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젊은 선수 활용 극대화가 팀의 미래를 위한 길이겠지만, 실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베테랑에 대한 예우도 필요하답니다.

40대 FA들 중 박용택이 참고할 수 있을 만한 계약 사례로는 최근이었던 이병규(1974년생, 현 LG 타격코치)와 이승엽(1976년생, 현 KBO리그 홍보대사)이 있다. 이병규는 만 39세 시즌이었던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3년 25억 5천만원에 재계약했는데, 마지막 시즌인 2016년에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 대타로 한 타석 출전하여 안타를 친 게 1군 기록의 전부였다.

이승엽도 만 39세 시즌이었던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2년 36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승엽의 경우는 충분히 더 많은 기간의 계약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지만, 이승엽 본인이 은퇴 시점을 미리 잡고 계약했기 때문에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의 계약은 40대 FA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남아있다.

박용택의 경우는 이 계약 사이에서 규모가 잡힐 수도 있다. 이병규와 이승엽 역시 당시까지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던 시점에서 재계약을 했고, 실제로 이승엽은 시즌 마지막 날 은퇴전에서까지 홈런을 2개나 추가할 정도로 마지막 시즌에도 풀 타임 주전으로 활약했답니다.

그러나 이병규는 2014년 KBO리그 2000안타를 달성한 이후 2015년부터 1군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박용택에게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내주고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박용택이 재계약 이후 이승엽의 길을 걸을지 이병규의 길을 걸을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

이병규의 급격한 하락을 기억하고 있는 LG의 프런트가 박용택에게 3~4년의 계약을 안겨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승엽은 충분히 3~4년을 뛸 수 있음에도 본인 의사에 따라 2년 계약만 맺었다. 베테랑 선수들의 보류선수 제외 소식과 은퇴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박용택과 LG가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답니다.

Posted by 로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