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가 이웃 국가인 호주에서 바다를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대형 바다악어들의 공격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2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호주 악어 전문가 그레이엄 웹 박사 등이 참가한 국제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인 ‘야생동무연구저널’에 동티모르에서 호주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악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연구진은 “동티모르에서 바다악어 공격이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증가했다”며 “바다악어의 공격으로 1996∼2014년 동티모르에서 130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자 52%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1996∼2006년에는 바다악어가 인간을 공격한 사례가 6건에 불과했지만 2007∼2015년에는 무려 104건의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연구진은 “발생빈도로 따지면 2006년 이전 연간 0.55건에서 2007년 이후 연간 13건으로 23배 넘게 증가한 셈”이라고 전했네요!
피해자 대다수(82.5%)는 전통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던 어민이었는데 목욕하거나 물을 긷다가 공격을 당한 사례도 각각 7.5%와 4.2%로 집계됐습니다. 악어를 신성시하는 동티모르 전통 신앙도 피해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됐습니다.
지구상 최대 파충류인 바다악어는 약 6m까지 성장하며 영역 다툼에 민감하고 사람도 서슴지 않고 공격하는 습성을 지닙니다. 하지만 정작 동티모르 내에는 바다악어 서식지가 마땅치 않아 최근까지도 목격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웹 박사는 “동티모르에서 사람을 공격할 만한 크기의 바다악어 수가 급격히 늘었다면 외부에서 새로 유입됐다는 것 외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호주 북부 해안에서 대형 개체들이 바다를 건너왔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멸종위기종 보전책으로 서식 밀도가 높아지자 동티모르까지 600㎞ 이상 헤엄쳐 이주했다는 설명입니다. 호주와 동티모르 사이 티모르해에서는 바다 한복판을 헤엄치는 바다악어의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 말루쿠 제도 등 다른 섬과 인접한 동티모르 북부보다 호주를 마주 보는 남부 해안에서 바다악어의 공격 사례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티모르 바다악어들의 DNA를 검사해 이 악어들이 실제로 호주에서 넘어왔는지를 규명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