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선발은 원태인, WBC 복수 겨냥...강백호 6번 DH로 믿고 간다
 2023. 10. 6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은 기세를 몰아 중국과 격돌한다. 원태인(삼성)이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은 가운데 타선은 변화 없이 현재 나설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이 그대로 출전한다.


한국은 6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 중국과 경기를 치른답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원태인은 지난 1일 홍콩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이후 나흘 동안 휴식을 취한 가운데 중국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원태인은 올 시즌 소속팀 삼성에서 정규시즌 25경기 7승 6패 평균자책점 3.17의 성적을 기록, 수준급 국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강점이랍니다.

원태인은 지난 3월 WBC에서 중국 타자들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원태인은 WBC 대회 기간 한국 투수진의 집단 컨디션 난조 속에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중국전의 경우 선발투수로 나와 1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체력 저하 여파 속에 구위 저하가 눈에 띌 정도였다

원태인은 7개월 뒤 중국을 100% 컨디션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한국의 금메달 결정전 진출이 걸려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투구가 필요하다. 원태인 개인으로서도 WBC 중국전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타선은 김혜성(2루수·키움)-최지훈(중견수·SSG)-윤동희(우익수·롯데)-노시환(3루수·한화)-문보경(1루수·LG)-강백호(지명타자·KT)-김주원(유격수·NC)-김형준(포수·NC)-김성윤(좌익수·삼성)으로 이어진다. 전날 일본전과 동일한 라인업이랍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1일 홍콩, 2일 대만전에서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문보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지만 대만전에서 0-4로 영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특히 4번타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강백호의 타격감이 뚝 떨어지면서 공격에서 무게감이 크게 줄었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윤동희를 3번으로 전진 배치하고 올 시즌 KBO리그 홈런 1위 노시환을 4번으로 이동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까지 윤동희-노시환 3, 4번 체제는 성공적이다. 김혜성-최지훈으로 이루어진 테이블 세터가 매 경기 수차례 출루에 성공하며 부지런히 밥상을 차리고 있어 중심 타선만 조금 더 힘을 내준다면 중국전 운영이 수월해진답니다.

강백호의 부활도 관건이다. 전날 일본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삼진을 두 차례나 당했다. 안타 역시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내야 안타로 연결돼 좋은 타격을 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이날 중국을 꺾으면 슈퍼 라운드 2승 1패로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다. 대만이 전날 중국을 이기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가 사라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슈퍼 라운드는 A, B조 1~2위가 모여 경기를 치른 뒤 상위 2개국이 금메달 결정전, 하위 2개국이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답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팀 간에는 재대결 없이 조별리그 경기 결과가 슈퍼 라운드 최종 순위 결정 시 반영된다. 이 때문에 조별리그 B조에서 한국, 홍콩, 태국을 모두 이긴 대만은 조 1위로 슈퍼 라운드에 오른 것은 물론 1승을 안고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1패 상태로 슈퍼 라운드에 돌입했다. 일본에게 졌다면 금메달 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일본을 꺾고 한숨을 돌린 가운데 6일 중국을 이기면 오는 7일 저녁 6시 30분(현지시간) 대만과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중국이 한 수 아래 전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은 지난 3일 일본과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는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역사상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본이 프로 선수 없이 사회인(실업) 리그 선수들로 최종 엔트리를 꾸리기는 했지만 선수층과 기본적인 기량을 고려하면 일본이 중국에 덜미를 잡히는 그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중국은 지난 5일 대만과의 슈퍼 라운드 1차전을 1-4로 지면서 한국을 반드시 이겨야만 금메달 결정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중국 야구는 역대 하계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에서 단 한 번도 입상권에 진입한 적이 없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린다.

한국도 오는 7일 결승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체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불펜진이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전날 2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기록한 박영현(KT)과 셋업맨 역할을 수행 중인 최지민(KIA)까지 연투 없이 대만과 결승전 등판을 준비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일본전에 등판하지 않은 정우영, 고우석(이상 LG) 등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투수진 불펜의 주축들이 중국전에서 뒷문을 든든히 잠가줘야 한다

88분 우천 중단 그 후, 147㎞ 위력투 원태인→79㎞ '아리랑 볼' 던지고 강판…이유는?[대구 현장]
- 2023. 8. 20

최고 기온 30도를 훌쩍 넘긴 2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던 이날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KIA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로 초반 순항했답니다.

1회초 1사후 최원준에 첫 안타를 내줬으나, 번개 같은 견제 동작으로 주자를 잡아내며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2사후 나성범에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우고 내려왔다. 2회초엔 세 타자를 차례로 범타 처리하면서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3회초 투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순간, 갑자기 폭우가 쏟아 붓기 시작했다. 심판진이 경기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그라운드보다 낮은 높이로 설계된 1, 3루 익사이팅석이 발목까지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천둥까지 치며 맹렬하게 퍼붓던 비는 30여분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 그쳤다. 그러나 이미 그라운드 곳곳엔 물 웅덩이가 만들어진 상태. 라이온즈파크의 뛰어난 배수 시설을 바탕으로 물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고, 그라운드 키퍼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중단된 경기는 88분 만에 재개됐다.

그런데 원태인이 이상했다.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KIA 김태군을 상대로 일명 '아리랑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95㎞ 초구에 이어 두 번째 공은 79㎞가 찍혔다. 투수 땅볼이 된 세 번째 공도 93㎞에 머물렀다. 원태인 스스로도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멋쩍은 듯 입을 글러브로 가린 채 눈웃음을 짓기도 했다. 원태인이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직후, 삼성 벤치는 그를 불러들이고 김대우를 마운드에 올렸답니다.

야구규칙 5조 10항 '선수 교체-마운드 방문'에 따르면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이닝의 처음에 파울 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 번째 타자가 아웃이 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우천 중단 시점에서 원태인은 3회초 투구를 위해 파울 라인을 넘어 마운드에 올라 타자 김태군과 마주한 상태였다. 결국 김태군 타석까진 투구를 완료해야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경기 재개에 앞서 삼성 박진만 감독은 주심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원태인의 교체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하는듯 보였다. 1시간 넘는 경기 중단 탓에 이미 어깨가 식은 상태에서 다시 140㎞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다간 부상할 수도 있었기에, 원태인은 불가피하게 '아리랑 볼'을 던질 수밖에 없었답니다.

Posted by 로라리 :